제 홈서버는 노트북입니다
홈서버라고 하면 랙에 꽂힌 서버 본체와 깜빡이는 LED를 떠올리기 쉽습니다. 제 홈서버는 윈도우 노트북입니다. RTX 4080이 달려 있고, 하이퍼바이저 없이 Docker 컨테이너와 Python venv를 호스트에 그대로 올려 씁니다. 여기에 Oracle Cloud의 우분투 VM 하나를 더해 두 대를 Tailscale 사설망으로 묶었습니다. 구성은 이게 전부입니다.
이 두 대 위에서 이미지·영상·3D·음성·음악 생성 파이프라인이 돌고, 시크릿 매니저와 프로젝트 관리 도구가 돌고, 로컬 LLM이 돕니다. 어떻게 나눴고 왜 그렇게 나눴는지를 한 번 정리해 두고 싶었습니다.
무거운 것은 집에, 항상 켜 있어야 하는 것은 클라우드에
분담의 기준은 단순합니다. GPU가 필요한 작업은 전부 노트북이 맡습니다. 생성 파이프라인의 컴퓨팅과 데이터, 프론트까지 이 한 대에 모여 있습니다.
문제는 노트북이 24시간 켜 두는 기계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래서 항상 살아 있어야 하는 것들은 Oracle Cloud의 우분투 VM으로 보냈습니다. 시크릿 매니저인 Infisical과 프로젝트 관리 도구인 Plane이 거기서 돕니다. 덕분에 노트북을 꺼도 시크릿과 프로젝트 보드는 살아 있습니다.
서버 한 대에 전부 몰아넣는 구성보다 덜 근사해 보일 수는 있습니다. 다만 각자 잘하는 일만 맡기고 나니, 어느 쪽도 무리하지 않습니다.
모든 길은 Tailscale로
노트북과 VM, 그리고 개발용 기기들은 전부 Tailscale 메시 위에 있습니다. 제 기기들끼리 오가는 트래픽은 이 사설망 안에서만 움직입니다. 외부에서 노트북에 접속할 때도 이 사설망을 통합니다.
공개가 필요한 화면은 따로 있습니다. 그런 것들만 Caddy 리버스 프록시와 DuckDNS 동적 DNS로 바깥에 노출합니다. 생성 결과를 확인하는 갤러리처럼 화면 자체는 열어 두되 아무나 보면 곤란한 것들은 basic auth로 한 번 더 잠가 둡니다. 어떤 주소인지는 여기 적지 않겠습니다. 공개 범위를 좁히는 이야기를 하면서 주소를 적는 것도 이상하니까요.
시크릿과 프로젝트 관리를 직접 돌린다는 것
Infisical에는 여러 프로젝트의 API 키와 환경변수가 모여 있고, Plane에는 프로젝트 보드가 있습니다. 관리형 SaaS를 쓰면 되는 일을 굳이 직접 돌리는 셈입니다.
공짜는 아닙니다. 요금 대신 운영으로 냅니다. 지켜봐야 할 서비스가 둘 늘었다는 뜻이고, 업데이트도 제 몫이라는 뜻입니다. 그 대신 시크릿이 어디에 있는지, 누가 볼 수 있는지를 제 손으로 정합니다. 지금 규모에서는 이 교환이 남는 장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켜보는 방법
서비스 생존은 Uptime Kuma가 지켜봅니다. 상태 점검은 ai-4080-ops라는 내부 툴킷의 PowerShell 스크립트들이 맡습니다. GPU와 포트, Funnel(Tailscale의 선택적 공개 노출 기능), Caddy의 상태를 확인하는 스크립트들입니다. 노트북 조작은 Tailscale 너머에서 SSH로 하고, 원격으로 보내는 PowerShell 코드는 따옴표가 깨지지 않도록 EncodedCommand로 감싸는 래퍼를 거칩니다. 애초에 Claude Code 세션에서 이 서버를 바로 조작하려고 만든 도구들입니다.
Grafana도 Prometheus도 없습니다. 대시보드가 필요할 만큼 서비스가 많지 않고, 스크립트와 Uptime Kuma로 아직 충분합니다. 백업 체계도 따로 없습니다. 이쪽은 충분해서가 아니라 아직 못 갖춘 것이라, 숙제로 적어 둡니다.
이 인프라 위에서 도는 것들
이 구성은 인프라를 먼저 만들고 쓸 곳을 찾은 결과가 아닙니다. 돌릴 것이 먼저 있었고, 인프라가 따라왔습니다.
노트북에서는 studios가 돕니다. 이미지·영상·3D·음성·음악 다섯 모달리티를 Claude가 MCP 툴로 생성하고 검수하는 개인 생성 팩토리로, GPU 중재와 SQLite 자산 스토어를 공유 커널로 두고 FastAPI와 React 갤러리까지 한 모노레포에 담아 300개 이상의 테스트로 고정해 두었습니다. 자연어를 최적화된 프롬프트와 워크플로 JSON으로 바꿔 주는 ComfyUI Web도, 로컬 LLM인 Ollama도 같은 노트북에서 돕니다.
그러니까 이 글의 인프라는 전시용이 아니라 생활용입니다. 요즘 만들고 있는 것들에서 소개한 프로젝트 상당수가 이 두 대 위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지금 구성이 최종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늘 필요한 만큼 돌아가고 있고, 모자라는 순간이 오면 그때 다시 바꿀 생각입니다.